이제 사케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쌀은 자연상태로는 발효가 안되기 때문에 이를 단당으로 바꾸어주는 물질이 필요합니다. 사케용어로는 코지(koji)라고 부르는데, 생물학적으로는 Aspergillus oryzae라는 균으로 아밀라아제 효소를 분비하여 쌀의 복잡한 당을 단순한 당으로 바꾸어줍니다. 사케에서는 이 코지를 만드는 과정을 매우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사케를 만드는 과정에서 아마도 가장 공들이는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이 균은 아멜리아제 뿐아니라 여러가지 아미노산을 생성하는데 이것이 사케의 맛을 크게 좌우하거든요. 그 뒤 이제 일반적인 발효과정이 이루어집니다. 사케 효모는 코보(kobo)라고 부르는데 생물학적으로는 (역시나) 세레비지애입니다. 1900년대 초반부터 일본양조협회(日本醸造協会)에서는 사케 효모에 대해서 연구하고 여러 종류의 바람직한 효모를 배양하여 배포합니다. 실제적으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거의 모든 사케는 이 협회에서 만든 효모를 이용하여 만들어집니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효모는 쿄카이 코보 7번(Kyokai Kobo no.7) 효모입니다. 가끔씩 6번 효모도 사용되는데, 사케 병에 크게 6이라고 쓰여져 있는 사케들 중에 그런 사케가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케에서 맛의 차이는 효모보다는 그 외의 요소(코지, 쌀의 종류, 도정률, 물, 알콜첨부여부)에 의해서 생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