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친구와 일을 할 때는 마음껏 일을 해도 되었다. 컨설팅 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이 친구는 비즈니스 감각이 뛰어난 기획자였다. 굉장히 똑똑해서 수많은 일들을 빠르게 처리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나는 오랜 양산 제품 개발 경험에 기반해서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고, 제품화 과정에서의 이슈 전반을 예측하고, 서로 연계된 주변 이슈들까지 챙기는 일을 했다. 우린 완벽하게 서로를 믿고 존중했다. 내가 떠오른 아이디어를 설명하면 그 친구는 비즈니스 임팩을 계산했고, 그 친구가 아이디어를 설명하면 나는 제품에 어떻게 녹여 내면 되는지 디자인 솔루션을 제시했다. 타고난 기질과 내향적인 성향도 맞아서 시끄럽게 이슈를 크게 만들어서 사내 정치에 사용하는데도 관심이 없었고, 일을 엄청 하면서도 내가 한 일이라고 크게 목소리를 못내는 성향도 둘이 비슷했다. 서로 제품이 가야 한다고 믿는 방향과 열정의 온도와 실행하는 속도가 맞으니 흥이 나고 폭발적인 파워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