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에 쓴 글 약간 수정해서 가져왔습니다. 지금도 누가 물어보면 추천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오늘 포스팅하고자 하는 내용은 우연찮게 발견한 PDLC (Polymer dispersed liquid crystals) 라는 기술입니다. 스마트 글라스라고 더 많이 알려진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평소에는 불투명하다가 전기가 통하면 투명해지는 재미있는 기술입니다. 보통 회의실, 사무실, 병원 등 프라이버시 보호용으로 많이 설치되는데 저희 집에는 약간 다른 용도로 설치해봤습니다.
저희 집 주방에 아래와 같이 천창 3개가 나란히 설치됩니다. 하늘이 좋아 이렇게 설계했는데 남향 창이라 낮에는 너무 더울 것 같아 전동 블라인드도 함께 설치해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당연히! 있을 줄 알았던 전동 블라인드가 찾을 수가 없네요. 설치한 창호 회사인 벨룩스에서 제작하는 전동 블라인드는 개폐형 창에만 설치가 가능하고 하고 (저희집 창은 고정창입니다), 다른 기성 블라인드 제품들은 경사천정에 설치되는 제품이 없는가 봅니다. OTL ㅠㅠ
낮에는 집안에서 썬글라스 쓰고 살아야지 하고 포기하려던 참에 갑자기 어딘선가 봤던 스마트 글라스 동영상이 문득 떠울라 폭풍 검색을 해본 결과 이게 PDLC라는 기술이란 걸 어렵지 않게 찾았습니다. 햇빛 차단보다는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설치가 많다고 하지만, 저는 다른 대안이 없기에 추가 고민 없이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PDLC 유리 제품으로 판매하는 업체들도 많이 있는데, 저는 기설치된 유리에 시공하는 필름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몇 업체를 연락해 비교견적을 해보고, 계약 전에 담당직원께 샘플을 볼 수 있을지 문의드렸는데 흔쾌히 제가 일하는 곳으로 샘플을 들고 방문하셨습니다. 필름은 아래와 같이 생겼습니다. 커텐에 비교하면 속커텐 정도의 은은한 투명도입니다. 샘플 밑에 단자가 2개 보이는데 여기에 교류전기를 흘려보내면 투명해진다고 합니다.
가장 궁금한게 햇빛을 얼마나 막아주느냐여서 양해를 구하고 회사 밖으로 필름을 들고 나갔습니다. 그날따라 해가 굉장히 강렬해서 테스트하기에는 좋은 날이였습니다. 너무 밝아서 고개도 못드는 날이였는데 필름을 대니 하늘을 쳐다볼 수 있는 수준이였습니다.
더욱이 아래와 같이 그림자도 제대로 지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참고삼아 알리익스프레스 찾아봤는데 1 해배 (제곱미터)에 200$ 정도 합니다. 필요한 경우 재단해서 쓰면 된다고 합니다. 업체에서 받은 견적보다는 저렴하고, 휴대폰 필름 붙이는 거랑 똑같이 DIY가 가능하다는 판매자의 설득에 잠시 고민해봤습니다만 혹시라도 실패를 했을 경우 속이 쓰릴 정도의 금액이기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내 DIY 레퍼런스가 아직 적기에 전문가 통해서 설치를 받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PDLC 필름 붙이는 공정은 휴대폰 필름 붙이는 작업과 매우 유사합니다. 먼지가 가급적 없을 때 해야하고, 유리가 뜨겁지 않은 오전 시간에 해야 유리하다고 합니다. 시공하는 날에 먼지를 줄이기 위해서 목공 작업도 모두 중지했습니다.
영상은 아쉽게 공사기간에 찍은 것 밖에 없네요.
정말 신기합니다! 찍은 영상에는 모니터 잔상같은게 보이는데 육안으로는 안 보입니다. 기대만큼 햇빛도 잘 가려줍니다. 자외선 차단은 99%된다고 하고, 틀어놨을 때 전기는 해배당 6W정도로 일반 조명보다도 조금 든다고 하네요.
사실 PDLC 필름 설치 후기는 여기까지가 끝입니다. 만족스럽고 비슷한 고민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비용에 대한 느낌은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다소 비싸게 느끼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전동 블라인드보다 오히려 가격이 저렴해서 가격적인 면에서도 만족합니다.
여기서 전동 블라인드 대신 PDLC를 해서 좋은 점 한가지 더 꼽자면! 전동 블라인드를 했으면 아래와 같이 위/멈춤/아래 3상 스위치 때문에 샤오미 벽스위치 연결은 시도조차 안하고 스마트홈의 범위에서 제외되었을 텐데, PDLC는 on/off 로 방식으로 동작하기 때문에 샤오미 스마트홈에도 바로 연결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