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비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수해를 입은 친구들도 있었는데 다들 무사하셨을는지요. 아침저녁으로 비가 와서 달리지 못한 날들이 많았습니다. 이틀을 달렸습니다.
불어난 한강물을 막기 위해 잠겨있는 수문을 처음 보았습니다. 조금씩 비가 오고 있어서 그만 집으로 돌아갈까 싶었는데, 이러다가 한 주를 통으로 쉬어버릴 것만 같아 달릴 곳을 찾았습니다.
한남대교를 달렸습니다.
한남대교는 편도가 500미터, 왕복 한 번에 정확히 1K가 됩니다. 평일에는 3K씩 달리지만, "한참을 못달렸으니 5K는 달리자, 한 바퀴만 더 돌아볼까? 이럴거면 7K까지 달려볼까? 8K까지 뛰어보자, 아니 8K를 할거라면 10K 못뛸게 뭐람?" 욕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한달만에 10키로미터를 달렸습니다. 의욕 좋게 뛴 다음날은 5K가 한계입니다.
매일 달리던 길이 막혀 있어도 다른 길을 찾아서 달렸습니다. 하루키는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쉬어야 할 이유는 숨도 쉬지 않고 네가지 정도를 쏘아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매일 달리기로 한 약속을 오늘도 지켜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