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드인에서 보고 인상적이어서 허락 받고 가져와봅니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활동하시는 김미수 PM님의 글인데요, 이렇게 객관적으로 나와 회사의 상황을 볼 수 있는 것도 중요한 능력인 것 같아요. 다음 스텝으로 갈 수 있는 큰 발판이 되기도 하고요.
PM이 아니더라도 다른 직무에도 비슷하게 적용되는 고민이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띵했던 부분..
하지만 좋아하는 일이 더 이상 가슴 뛰는 일이 되지 않을 때 오는 무력감과 한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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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2022년 1월도 끝이 보이네요. 저는 2021년 2월 2일 크로키닷컴 (현 #카카오스타일 )의 일본신사업부를 퇴사하고 프리랜서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벌써 1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인터뷰를 하든, 티타임을 가지든, 항상 나오는 화두가 왜 지그재그를 (그렇게 빨리) 그만 두었나? 인데요. 개인적인 사유나 내부 사정은 최대한 배제하고, 직무/시장 관점에서 퇴사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그 이후 내가 변한 것은 무엇 이었는지 회고 하고자 합니다.
1. PM 이라는 역할을 너무 쉽게 봤다.
사실 티몬에 있을 때는 서비스기획자 였지, PM의 role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채용공고의 일본 신사업부 PM이라는 키워드를 보고, '그냥 오너십이 조금 더 있는 기획자' 이겠거니- 생각하고...😂🤦기존 해 왔던 업무 방식대로. 디테일한 운영기획자의 업무 수행을 해왔습니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그 때의 나한테 가서 등짝을 때리고 싶을 정도로 가장 후회 되는 행동이었습니다. 당시 팀원 중 누군가가 기획자와 PM의 차이.그리고 저에게 바라는것과 아쉬운점을 말해 준적이 있는데, 가슴에 비수가 꽂혔지만 팩트라 반박불가였습니다.
2. 해야할 일 제쳐두고 하고 싶은 일만 하려 했다.
사실 일본비즈니스를 다루는 걸 오래 전부터 해 오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관심도 많고, 연구대상이기도 하고.. 오랫동안 짝사랑 해온 시장이랄까요. 하지만 아이돌덕후는 매니저가 될 수 없듯이,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일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일본신사업부에 들어가면, 일본어도 활용하고 내가 관심있는 분야를 매일 접할 수 있으니까 당연히 가슴 뛰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 하였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이 더 이상 가슴 뛰는 일이 되지 않을 때 오는 무력감과 한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자기 업무에 열정을 가지려면 일단 '좋아함'이 베이스에 깔려야 합니다. 하지만 그럴 시간에 조금 더 유저를 만나고, 무엇이 문제인지 탐구하는 과정을 더 심도있게 가졌어야 했습니다. 내가 전문지식이 없다면 전문가를 만나든, 전문 회사를 만나든, 어떻게든 이 비즈니스를 성공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색해야 했습니다.
3. 미움 받는 것을 두려워 했다.
PM은 너무 의견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갈 수도 있는 상황 속에서도 나름 최선의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사람입니다. 설령 반대의 의견이 있다 하더라도 그들을 설득 할 수 있는 역량도 중요하죠. 하지만 저는 최대한 조직구성원들과 친해지고 싶고, 팀으로 인정받고 싶어서.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팀회식에 참여하거나, 밥을 같이 먹거나, 선물공세(?)를 하는 등 잘못 된 방향으로 호감을 사려 했습니다. 또 팀원들이 얘기하는 주장은 무조건 받아주고, 팀원들이 불편하다고 하는 것들을 우선적으로 해결하려 했죠. 운영이나 마케팅 등 의견조율이 안되는 상황에서도 눈치를 보고, 내가 반대하면 날 싫어하겠지.. 이런 생각을 하며 지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PRD 한 문장 쓰는 것도 몇시간이 걸리더라고요. "이 요건을 적었을 때 팀원들이 반대하면 어쩌지?" 이렇게 생각하면서요.
피드백을 듣더라도 또 내 탓이라고 비관하거나, 이쁨 받기 위해 팀원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해주고 있었습니다. 정작 PM이 진짜 할 일은 하지 못하면서요. 팀원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고객이 더 중요하단 것을 그 때 알았더라면. 직장에서는 인성도 인성이지만 오로지 일을 하고 있을 때의 모습으로 평가 받는다는 것을 그 때는 너무 몰랐습니다.
4. 일본사업은 어렵다.
많은 스타트업, IT기업들이 일본에 진출합니다. 근데 성공한 사례를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일본에 거점을 둡니다. 일본은 한국 대비 데이터 리터러시가 현저히 떨어져 있는 곳입니다. 해서 아직도 오프라인 생태계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O2O가 아니라 OMO. 즉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합하여 동일한 경험을 제공해 줘야 하는 미션이 존재합니다. 한국에서 해 왔던 성공 방정식이, 안 통할 수가 있습니다. 해서 우리가 잘 하고 있는 테크나, 추천로직이나, 데이터나 하는 것들이 생각보다 의외로 안 먹힐 수도 있습니다. 왜 안 먹히는지 알려면 안타깝지만 실무자가 현장을 봐야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안 되면 현장의 유저를 끌고와서 물어봐야 합니다. 그래도 안 되면 현장의 전문가를 찾거나 마케팅을 전적으로 서포트 해 줄 기업과 협업 해야 합니다.
SKU가 많고, 가격이 싸도, 결국은 현지에서 배송&구매 하는 것만큼 메리트가 있는 것은 없습니다. (지나치게 싼 SHEIN은 논외) 처음에는 매출을 박스권까지 올릴 수는 있어도 그 다음이 문제입니다. 박스권"만" 유지하게 되고, 그냥 평범한 쇼핑몰이 되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일본 시장을 제대로 잡겠다라고 마음 먹었으면, 인적자본이나 투자, 지원 등이 국내사업만큼 중요도를 높게 다뤄야 하고, 그만큼 신경도 써야 합니다. 하지만 결국 그것이 실현 되지 못했지요. (극히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일본에서 "패션플랫폼"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곳은 디홀릭커머스, 메디쿼터스 의 NUGU입니다.)
이 외에도 퇴사사유는 많지만..결론은 저 자신이 부족하고 보완할 부분이 많았기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굳이 프리랜서를 택한 이유도, 좀 더 다양한 도메인에 대해 경험할 수 있는 환경에서 시야를 넓혀보면 뭔가 달라지는 것이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부딪혀 본 것입니다. 프리랜서로서 어쩌다 PL, PM, 기획총괄 등의 역할을 하면서...새롭게 배운 것도, 터득한 것도 많았던 1년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의 강점이 무엇인지, 나는 무엇을 잘하고 무엇이 약한지..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도 생겨졌으며 아직 멀었지만 멘탈도 조금은 단단해 졌습니다. 이젠 오히려 저에게는 지그재그에서의 경험이 저를 더 성장하게 해 주었기에, 제게는 고마운 회사이고 또 응원합니다. 올해도 어떤 일을 하게 될 지 모르지만, 작년보다 더 단단해지고 성장하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닥터루시드 비대면진료 플랫폼 프로젝트 총괄대표입니다.개발자로 팀이 12명으로 이루어져있고,저또한 의전원졸업반학생으로 해당 프로덕트부분에 지식이 부족합니다.프로젝트 총기획을 하며 PM fit등 뭔가 몇프로가 부족한부분을 계속 느끼고있습니다.김미수님의 글을 보면 많은 PM로 과정거치셨고 경험이 쌓이셔서 우리 프로젝트를 잘 도와 좋은 아이템을 더 좋게 PM과정을 해주실것같습니다. 프리랜서이시지만 프로젝트형식으로 우리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기여해주실수 있다면 좋을듯하여 댓글남깁니다.우리프로젝트를 함께하실의향있으시거나,참여에 관심있으신경우 아래 메일로 연락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