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10K 마라톤을 신청했습니다. 42.195키로미터를 달리는 것을 마라톤이라 부르고, 그 반을 뛰는 것을 하프 마라톤이라고 부르는 것 까지는 이해가 가는데, 10키로를 달리는 일에 마라톤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되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물론 지금의 제가 달릴 수 있는 가장 먼 거리를 경기로 만들어 주셨으니까 감사한 마음으로 첫 경기를 준비합니다.
단체 운동을 좋아하지 않아서 시작한 달리기였는데, 5K, 10K를 넘어갈수록 함께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강을 뛸 때 마다 자주 지나치는 얼굴이 있습니다. 손을 들어 인사를 건내기도 하고, 화이팅! 소리 내며 지나가는 분도 있습니다. 더 추워지기 전에 달리는 사람들과 함께 달려보고 싶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도 몰라 구글에서 '서울 마라톤'으로 검색해서 나온 상단의 마라톤을 신청했습니다. 두 달 뒤에는 어엿한 경력직 대회 참가자 입니다.
3K, 5K를 각각 4분 후반, 5분 초반의 페이스로 달렸습니다. 11월 달의 10K는 어쩐지 문제가 없을것 같아, 10월달에도 한 번 달려보고 싶어졌습니다. 전국의 마라톤 대회를 모아놓은 사이트가 있어 하나하나 둘러봅니다. 강릉에서 하는 경포 마라톤은 바로 숙소를 검색하게 만들고, 파란색 운동화 끈을 묶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돌아보는 슈퍼블루 마라톤도 있습니다. 청도반시전국마라톤은 참가만 해도 2.5kg의 청도 반시가 제공됩니다. 어떻게 집에 들고와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경기 후 맛있는 먹거리(두부, 어묵, 감막걸리 등)가 제공된다는 문구를 보면 집에 보낼 생각이 없는것 같습니다.
3달 동안 달린 시간을 다 합쳐도 32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세 달 전의 저와 지금의 저는 다른 사람입니다. 매주 #오늘의운동에 올리는 보고 덕분에 더 잘 달리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