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우렁찬 인사가 무색하게도 아무도 없다. 내가 너무 일찍왔나?

혹시 지각할까 회사로 가는 6:30 첫 셔틀을 탔더니 사무실에 6:40에 도착했다. 출근 시간은 8시. 어쩌면 없는 게 당연할지도ㅋㅋㅋㅋ

그런데 사람 말고도 없는 게 두개 더 있었다.

1) 내 자리 2) 할 거

그렇게 20분을 서있으니 사람들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한다. 자동문이 열릴 때마다 나도 자동으로 마네키네코(일식집 고양이 인형)처럼 인사를 했다.

하지만 우리 팀원들은 아닌지 나의 밝은 인사에도 불구하고 다들 피곤에 찌든 얼굴로 쌩하고 지나간다.

"니 누꼬?"

30분만에 처음으로 누군가 걸어준 말이다.

"아 야가 그 신입인가 봅니다"

아쉽게 첫 대답을 빼앗겼다. 나름 멋진 목소리로 인사도 준비했는데...

"근데 와 서있노? 앉아라"

"네..넵!"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는다. 이렇게 차가운 게 사회였던가... 학교가 그립다. 그렇게 30분을 또 가만히 앉아 있었다.

팀원들이 거의 다 출근을 했을 7:40 갑자기 뚜둔따라~만 반복하는 조잡한 음악이 훌러 나오며 안내음성이 들린다.

"오늘도 활기찬 하루~ 쏼라쏼라~ 지금부터 체조를 시작합니다"

이 소리가 끝나자 사무실에 있던 50명 가까운 인원이 저마다 복도로 나와 체조 대형으로 선다. 대머리 아저씨며 젊어보이는 얼굴에 비해 배가 너무 나온 청년, 머리도 다 안 마른 내 또래 여자분까지 모두 나와 국민 체조를 준비하는 광경은 가히 장관이었다.

"국민체조 시~작"

나도 얼떨결에 대열에 합류해 체조를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둘 둘..."

전역하고 한 5년 만의 집단 체조라... 감회가 새롭다. 다만... 내가 상상했던 21세기 아침에 별다방 돌체라떼를 마시며 여유롭게 출근하는 대기업 직장인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에 괴리감이 느껴졌다. 마치 입소 후 첫 날 같았다.

알차게 뜀뛰기까지 끝내고 "아자 아자 1등" 이라는 구호까지 마쳐서야 자리로 돌아와서 앉을 수 있었...

팀장님: "자! 다들 모이 봐라! 드디어 신입이 왔다! 뭐하노 소개 함 해봐라!"

꼰대:: "안녕하십니까! 이꼰대입니다!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녹음기처럼 10번 넘게 반복하며 준비해간 멘트를 무사히 마쳤다.

팀장님: "그래 반갑다. 내는 팀장이다. 열심히 함 해봐라~ 담배는 피나?"

꼰대: "안핍니다!"

팀장님: "술은?"

꼰대: "잘 못합니다"

팀장님: "아 쉐키 골때리네 뭐하는 재미로 사노?"

꼰대: "아...저"

팀장님: "그래 알았다. 앉아 있으라 지금 바빠가 좀 이따 챙겨줄게"

그날 점심 먹으러 가잔 말 이외에 난 하루종일 아무 말도 듣지 못했고,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한 채 집에 와서 시체처럼 잤다.

**여러분은 부서로 첫 배치를 받고 어떠셨나요? 긴장해서 실수를 하진 않으셨나요? 댓글에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