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겨울, 자주 걷는 산책로 1층에 브런치 카페가 없어지고 공사를 시작했다. 며칠 뒤 언덕을 오르면서 벽면에 써진 ’Milestone Coffee Roasters since 2014’ 글씨를 보고 들어갔다. 그 후로 계속 갔다. 주말에는 더 이상 갈 수가 없다. 언제 가도 사람이 가득하다.
커피 때문에 가는 건 아니다. 엄청 맛있다고 하기에는 무난하고, 별로라고 할 수는 없을 만큼은 맛이 좋다. 편안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의자와 넉넉하지 못한 테이블 때문도 아니다. 옆 자리의 대화 소리도 크게 들린다. 그래도 계속 간다. 마일스톤은 손님을 환대한다.
나는 마일스톤의 사장도 직원도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렇지만 혼자 가도, 친구와 가도, 동료와 가도 항상 같은 인상을 받는다. 환대를 받는다. 대단한 일은 없다. 아웃백처럼 무릎을 꿇지도 않고, 애플스토어처럼 입구에서 맞이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항상 편안하다. 매번 사려 깊고 적당하다. 웨이팅이 길어도, 주문이 밀려도, 직원들이 많아도, 항상 적당하게 공간을 환대로 채운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되는지 나는 모른다. 마일스톤을 9년 동안 해온 사람들이 만든 문화가 아닐까 짐작할 뿐이다. 이 시간이 고마워서 매번 간다. 환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