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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부적응자
꼰대가여기송
#4. 첫 업무
내가 있는 팀은 연말에 특히 바쁘다.
한해 사업을 정리하고 내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온갖 자료를 취합하는 노가다의 연속이다.
나는 이 시기에 배치를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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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가여기송
#3. 첫 출근
"안녕하십니까!!"
우렁찬 인사가 무색하게도 아무도 없다. 내가 너무 일찍왔나?
혹시 지각할까 회사로 가는 6:30 첫 셔틀을 탔더니 사무실에 6:40에 도착했다. 출근 시간은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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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가여기송
#2. D-1 (feat. 강원도의 중력은 서울보다 크다)
서울과 강원도 중 어느 곳의 중력이 더 클까?
답부터 말하자면 강원도의 중력이 더 크다.
이제 논리적으로 그 이유를 설명해보겠다.
학계의 정설로 받아지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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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가여기송
#1. 유배
당신은 '창원'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10년 전 누군가 내게
"너 창원이 어딘지 알아?" 라고 물었다면
난 한국판 쇼생크탈출 '신창원'을 떠올리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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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가여기송
#0. 발령
내 나의 스물 아홉
계란 한판을 채우기 전에 취직을 했다.
그것도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 기업 중 하나에 떡하니 취직을 했다.
문과의 설움은 끝났다. 날 공무원 준비생이 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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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가여기송
조회수 0
#4. 첫 업무
내가 있는 팀은 연말에 특히 바쁘다.
한해 사업을 정리하고 내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온갖 자료를 취합하는 노가다의 연속이다.
나는 이 시기에 배치를 받았다.
덕분에 제대로 된 인수인계는 꿈도 꾸지 못했고, 살아남기 위해 귀동냥과 어깨너머로 일을 배웠다.
그 시기 내게 사무실은 적막한 긴장감이 감도는 곳이었다. 눈치가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어쨌든 국방부 시계가 도는 것처럼 회사의 시간도 느리지만, 흘러갔고 사무실의 긴장감으로부터 익숙해졌을 때 업무라고 할만한 첫 업무가 주어졌다. 그것도 아주 빠르고 간결하게
신책임(파트리더 not 파트라슈): 야! 꼰대야 작년 XX사업부 매출이랑 코스트 정리해서 내일 오전까지 가져와! 할 수 있재? 나 지금 회의 들어가야 되니까 모르는 거 있으면 차선임에게 물어보고!
통장에 잠시 스치는 월급처럼 빠르게 지나간 업무 지시였지만, 나는 재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코스트 업무는 혼자 할 수 있겠고... 매출만 물어봐서 하면 되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처음부터 일을 못한다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더 힘차게 대답했다.
꼰대:네?!... 넵!
나는 홀린 것처럼 바로 일을 시작했다.
그동안 이것저것 주워듣고 정리 해놓은 인수인계서를 보며 차근차근 해보니 생각했던대로 코스트 업무는 혼자서 쳐낼 수 있었다. 남은 건 매출 분석 자료였다. 막히는 부분과 헷갈리는 부분을 정리해 말씀하신 차선임에게 찾아갔다.
꼰대: 차선임님! 많이 바쁘신가요? 파트리더님이 시키신 업무가 있는데 이러이러한 부분을 잘 못...
차선임: 아 맞나. 이거 금방 끝낸다. 언제까지라꼬? 많이 남았네! 이건 내가 내일 오전에 도와줄게. 대신 이거 저번에 알려준대로 정리 먼저 해도.
꼰대: 넵 알겠습니다...
혼란스러웠다. 파트리더님이 주신 업무를 먼저 끝내고 싶었다. 그렇지만, 바로 위에 선배인 선임님이 괜찮다는데 끝까지 내 의견만 주장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단 오후에 주신 일을 마무리하고 퇴근을 했다.
'그래, 내일 아침에 출근하시자마자 다시 말씀드리자'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어느 날보다 그날 아침은 전쟁터였고 도와주기로 한 차선임은 계속된 회의로 채 두마디를 건내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오전 시간은 지나갔다.
신책임:꼰대야 어제 말한 자료 다 됐지?
식은 땀이 흘렀다. 뭐라 말씀드려야 할까? 솔직하게 말을 해야하나? 그럼 차선임은?
신책임: 뭐하노 빨리 안가져오고!
꼰대: 아 저... 매출 부분을 아직 정리 못했습니다.
신책임: 뭐라꼬? 시간을 그리 많이 줬는데 그걸 못하면 어떻카노? 니 내랑 지금 장난하나?
꼰대: 죄송합니다... 차선임이 너무 바빠서 물어보질 못했습니다...
신책임: 그게 말이가? 됐다 니는 이따 보자! 야 이선임아 이거 빨리 정리해와라 내 점심 먹고 보고 들어가야 된다!
이선임: 네 알겠습니다.
다행히 업무는 어찌저찌 마무리 됐다.
(실제로 신입에게 그렇게 중요한 일을 맡기진 않는다)
하지만 나는 30분을 내내 탈곡기에 털리는 벼처럼 탈탈 털렸고, 파트리더의 비난과 '마치 이번 신입은 글렀다'는 듯한 팀원들의 눈총이 포화처럼 쏟아졌다. 이 일로 생긴 무능한 신입의 이미지를 벗기까지 한 달이나 걸렸다.
니가 일을 못한 게 왜 내 탓이야?
그러나 무엇보다 제일 힘들었던 건 혼나고 있는 나를 보고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무심히 지나쳐가던 차선임이었다.
그건 누구를 향한 고개 저음이었을까?
무능한 신입일까? 신입의 실수에도 조금의 관대함을 보이지 않는 파트리더일까?
누군가를 탓하고 싶진 않지만, 조금이라도 날 옹호해줄 거라 믿었던 사람이 보내는 무관심이란 화살은 특히 더 아려왔다.
그렇게 나의 첫 업무는 무능하다는 꼬리표와 함께 '사회는 생각보다 훨씬 더 각박하구나' 라는 인식만 남긴 채로 마무리 되었다.
**여러분은 처음 맡았던 업무를 잘 하셨나요? 회사에서 있었던 기억에 남는 실수가 있다면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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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왕
    Apr 10, 2022
    파트라슈 신입한테 좀 따뜻하게 해주지... ㅠ
    꼰대가여기송
    Apr 12, 2022
    @산책왕 원래 좀 성격이 급하신 분이세요ㅎㅎㅎ 대신 굉장한 의리의 싸나이세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