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 정치인이 조선이 망한 이유는 조선이 썩었기 때문이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발언의 전문은 이렇습니다.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

전쟁을 하지 않은 것은 팩트입니다. 하지만 "망했다" 라는 조건을 제공해준 것은 일본이 맞습니다.

을사조약은 조선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강제로 체결한 조약이며, 한일 합병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을사조약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참고해보세요.)

저런식의 이야기는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고 이야기한 것과 다를바가 없다는 것이죠.

좀 더 논의를 이어가봅시다. 조선이 썩어서 망해야 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가정해보면 망하게 만드는 주체가 있었을 것이고 그것은 내부여야 합니다. 프랑스 혁명 처럼요. 그리고 우리는 그 씨앗, 조짐이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동학농민운동에서 확인할 수 있고요.

망한다는 것은 망하게 만드는 주체가 있고 그 주체가 이전 것을 대체한다(권력을 잡는다.)는 논의로 이어져가야 합니다. 망하고 끝은 아닐테니까요. 어짜피 망하는 거였는데 우연찮게 일본이 망하고 있는 조선의 권리를 빼앗아 간 것이라고 보기에는 그들이 너무도 치밀하게 일련의 과정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 당시 문헌을 통해 생생하게 들어납니다.

이 정치인은 일본군 때문에 조선이 망한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조선은 스스로 망했다" 라는 문장엔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발언을 한 정치인의 문장에 식민사관을 포함하고 있다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것 같으나 이 얘기까지 하면 너무 논의가 길어지기에 링크로 갈음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