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장가에서 조용히 200만을 넘겼더라구요. 주위의 평도 괜찮았구요. 일단 스포일러 없이 간단히 써보겠습니다.
극의 배경은 조선시대 인조 때 입니다. 아시다시피 인조는 남한산성에서 청나라에게 항복을 하면서, 삼전도의 굴욕을 당했습니다. 반정으로 정권을 잡았지만, 조선시대 가장 무능력한 왕으로 평가받았던 대표적인 왕이기도 합니다.
이 걸 이해하기 위해선 딱 황동혁 감독(오징어게임의 감독이기도 했던) <남한산성>을 보시는걸 추천드려요. 시대적 배경과 명과 청 어느쪽과도 손잡을 수 없는 시대의 비극을 정말 잘 나타낸 웰메이드 사극입니다. 다만 너무 심한 비장함과 진지함으로 살짝 지루할지도 몰라요.
그에 반해서 <올빼미>는 굉장히 극적인 영화입니다. 일단 삼전도의 굴욕이후 소현 세자가 청에 인질로 잡혀가게 되고, 그 이후 그 세자가 몇 년만에 조선에 돌아오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런데 역사적인 사실로 그 소현세자는 의문의 학질로 죽어나가고, 그 죽음과 동시에 그의 빈이었던 강빈과 그의 세력들이 차례대로 사화를 당하게 되는 걸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허구적 상상력을 더한 것이 바로 배우 류준열이 연기한 캐릭터입니다.
이 캐릭터는 낮이나 빛이 있을 땐 잘 못보는데, 어둠 속에선 어느정도 시력을 회복하는 재밌는 병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제목이 <올빼미> 인것도 있지요. 이 자가 침술로 궁에 들어가게 되면서, 이런 역사적인 사실들 앞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담았습니다.
그 의문의 죽음을 굉장히 몰입도 있게 풀어냅니다. 특히 사운드가 정말 대단했어요. 무슨 사운드로 특별한 관이 아니었음에도, 소리가 주는 긴장도와 몰입감은 정말 좋았습니다. 확실히 이렇게 영화가 비싼 시대에 손익분기점 넘어버리는 영화는 확실히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이 영화의 감독인 안태진 감독은 이게 입봉작이라니.. 대단했습니다. 캐스팅이나 배우들의 연기. 시대의 구현이나 서사의 완성도 등등 흠잡을 곳이 잘 없더라구요. 물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겠으나.. 이게 첫 연출작인데 이정도라면 충분히 기대해볼만 한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