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문제집 대신 가사집 공부, 열일곱에 SM 전속 작사가로 데뷔
“오빠들 사진으로 다이어리를 꾸미고, 편지 쓰고, 교과서 래핑까지 하는 여고생.” 조윤경 작사가는 자신의 10대 시절을 이렇게 회상해요. 여기서 오빠는 6인조 아이돌 그룹 ‘신화’의 여섯 멤버*를 말하죠. *에릭, 이민우, 김동완, 신혜성, 전진, 앤디
그러다 우연히 ‘SM 오디션 공고’ 포스터를 발견합니다. 신화의 4집 앨범 테이프에 들어 있었어요. 조 작사가는 가수, 댄스, 연기 다 제치고 ‘작사’에 시선이 꽂혔죠.
“연기나 노래는 선뜻 다가가기 어렵지만, 작사는 나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전 글을 읽고 쓰는 일에 재미가 들렸거든요. 백일장에 나가 소설, 시를 써서 상을 타오기도 했고요. 가사도 시조처럼 3-4-3-4로 운율에 맞게 써서 편지로 보냈죠.”
얼마 뒤 SM 관계자에게 연락이 옵니다. 10년짜리 계약서와 함께 제안했죠. “전속 작사가로 계약하고 일해보자, 처음부터 성과를 내긴 어렵겠지만, 어른이 됐을 땐 다를 거다”라고요. 열일곱의 나이에, 조 작사가는 SM 최초의 ‘전속 작사가’로 일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