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습니다. 추워도 너무 춥습니다. 지난주부터 긴팔을 입고 달리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긴바지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길이가 길어진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귀가 얼고, 코가 얼고, 손가락이 업니다. 비니를 검색하고 장갑을 검색합니다. 이제까지 집에 있는 운동복으로도 잘 달려왔는데, 겨울 달리기는 대충 있는 것들로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쇼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보통 나이키, 룰루레몬, 파타고니아, 뉴발란스에서 운동 관련 물건들을 사고 있는데, 혹시 좋아하시는 브랜드가 있으시다면 추천 받고 싶습니다 👀)
달리면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 앞으로의 주간 달리기가 걱정됩니다
하프 마라톤을 마친 지 2주가 지났습니다. 1주일 쉬고 풀 마라톤을 준비하려고 준비하기 시작한 날부터 대부분 영하의 날씨입니다. 귀와 손과 코가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아 지난주에는 20분 이상 뛰어본 적이 없습니다. 어쩐지 자꾸 핑계를 뛰고 장거리 달리기를 하지 않게 됩니다. 장갑과 비니를 사면 달라질까요? 모를 일입니다.
그래도 달리기가 나에게 준 선물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뛰게 된다는 점입니다. 산을 넘어야 하는 병원을 갈 때에도 버스를 타는 대신 뜁니다. 저 멀리 횡단보도의 신호가 바뀌어도 뛰고, 전철 시간이 촉박하게 남았을 때도 뜁니다. 커피를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소화를 하겠다며 뛰기도 하고, 아무튼 이제는 웬만하면 뜁니다. 편한 러닝화와 두툼한 운동 양말을 이렇게 자주 신게 될 줄 몰랐습니다.
며칠 전에는 버티고개의 친구 집에서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셨습니다. 이미 늦었지만 더 늦으면 힘들다며 우리는 집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뛰기 시작합니다. 3킬로의 내리막을 그 새벽에 왜 뛰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뛸 수 있으니까 뛰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잠을 잤습니다. 어젯밤 깜빡 잊고 상쾌환을 먹지 않았는데도 아침에 일어나니 숙취가 없었습니다. 달리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다음에도 버티고개에서 술을 마시면 아마 우리는 뛰기 시작할게 분명합니다. 영하의 날씨에도 달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