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일에는 10키로를 뛰었습니다. 10키로 이상을 쉽게 뛰었던 과거의 나와 비교하면 일요일의 10키로는 당연히 뛰어야 하는 일같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10키로를 뛰지 않은지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하프 마라톤 이후로 10키로를 넘게 뛰어 본 적이 없습니다. 며칠전부터 10키로를 뛰겠다고 마음 먹어 왔는데, 몇 주 전의 8키로에서도 꽤나 허겁지겁 달렸기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래도 5월에는 밴쿠버에서 마라톤을 뛰기로 했습니다. 뛰어 봅니다.
털렸습니다. 참 이상합니다. 8이나 9키로와는 항상 다릅니다. 10키로 이상을 뛰면 언제나 몸과 마음이 털려서 돌아옵니다. 숫자가 마음을 지배하는 걸까요. 마음이 몸을 지배하는 걸까요. 알 수가 없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의 온도를 확인합니다. 입어야 할 바지와 겹쳐 입어야 할 티셔츠를 고릅니다. 모자와 장갑을 쓸지 말지 고민합니다. 날씨는 추워졌지만 익숙해진 만큼 편해졌습니다. 겨울을 무사히 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