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키 나오코의 세번째 마라톤 책은 해외 마라톤 Run Run 런런!이라는 제목 그대로 해외로 나갑니다. 프랑스에도 가고, 괌, 타이베이에도 갑니다. 그리고 제가 20대를 보낸 밴쿠버에도 갑니다. 저도 한 번 가보겠습니다.
밴쿠버를 엄청 좋아하느냐고 하면 딱히 그렇지도 않습니다. 보통의 이민자와 다를바 없이 교육과 기회라는 단어 두 개를 가슴에 품고 한국을 떠난 중산층 가족 중 하나였습니다. 아버지의 사업이 망하고, 접시 닦이로 커리어를 시작할 때만 해도, 저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줄 알았습니다. 돌아보면 크게 특별한 일도 아니었습니다. 지금 언급하기에는 너무 오래된 과거이기도 하고, 그때 덕분이라고 할 만한 일도 많았으니 성공적인 투자 성과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몇년을 사는 동안 산책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자동차도 몰았지만, 달려 본 적은 없었습니다. 바다를 그렇게 가까이 두고서 왜 달리지 않았나 지금 생각해보면 놀랍습니다. 한강을 두고도 달리기 시작한지 반년이 채 되지 않았으니, 예나 지금이나 뒤늦게 깨닫는데 소질이 있나 봅니다.
이번주에는 5일을 달렸습니다. 나이키 런 클럽 앱에서 14주 하프마라톤 플랜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하프를 지나 42.195키로미터를 뛰는 사람이 되기 까지 앞으로 7개월이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