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목요일부터 무릎이 아팠습니다. 수요일 밤에 달릴 때도, 집에 돌아와서도 문제가 없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오른쪽 다리가 절룩거렸습니다. 4달 동안 한 번도 없었던 일이고, 짐작가는 원인도 몰라 일단 쉬기로 했습니다. ‘달리기’와 ‘무릎’이라는 단어를 조합해 검색을 해보니 Runner’s knee라는 단어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초보가 흔히 겪는 부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달리기를 그만두는 사람이 많다고 했습니다. '괜찮을꺼야!' 하고 뛰다가 더 다쳐서 달릴 수 없게 되거나, '무서워!' 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둘 다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아파 병원을 가야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토요일이 되자 거짓말처럼 나았습니다. 멀쩡하게 걸었습니다. 하루이틀 지났다고 통증이 거의 느껴지지 않게 되는 걸 보며 내 몸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는구나 싶어 머쓱해졌습니다. 어떤 글에서 무릎 부상을 두고 'Gateway injury'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달리기를 하다가 무릎이 아프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말과 함께요. 모두가 겪는 일이었습니다. 토요일까지 사흘을 쉬고 일요일에 다시 달리며, 초보의 ‘통로’를 지났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나이키 런 클럽 앱의 ‘하프 마라톤’ 플랜을 시작했습니다. 첫번째 프로그램은 '15분 회복 러닝' 이었습니다. 15분동안 코치가 반복적으로 하는 말은 ‘How do you feel, 오늘 달리기 어땠어?’ 입니다. 그리고 그 말이 코치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조언이라고 했습니다. 오늘 몇 키로를 달렸는지, 페이스가 어땠는지, 어제보다 얼마나 나아졌는지가 아니라, 지금 네 상태가 어떤지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달리고 난 다음의 네가 어떤 상태인지를 같이 알아가자고 했습니다.
달리기를 하면서 알게된 것은, 무언가를 꾸준히 해봐야 그걸 하고 싶은지 아닌지에 대해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힌트를 찾지 못한 사람에게는 꾸준히 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깨달음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을 달리기를 통해 확인해보고 있습니다. 오늘도 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