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1년차]를 읽고 있습니다. 출퇴근도 없이 집에서 작업하다가, 내키는대로 바닥에 누워 휴식을 해버리는 만화가가 "아무래도 뭐라도 해야겠어~ 혼자서 할 수 있는 스포츠 없나~" 생각하며 티비를 틀었더니, 때마침 도쿄 마라톤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쩐지 달리고 싶어져 아무 생각없이 만난 친구에게 "마라톤 시작할까 해~" 말했더니, 마침 친구도 해보고 싶었다는 대답과 함께 마라톤을 시작하는 만화같은 전개의 마라톤 만화입니다.
아무래도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이번 여름, 하계 올림픽 홈페이지를 열어놓고 할 수 없는 종목을 하나씩 제거해 나갔습니다. 테니스는 상대가 꼭 있어야 해서.. 수영은 여전히 사나운 비염 때문에.. 복싱은 무언가를 때리는 일이라는 점에서.. 도대체 내가 할 수 있는 운동은 있는걸까 생각하던 차에 달리기가 남았습니다. 혼자서 할 수 있고, 한강도 가깝고, 오래전에 사놓은 러닝화도 있으니까. 이런 전개로 세 달째 달리고 있습니다. 현실과 만화는 크게 다르지 않네요.
나이키 런클럽은 전체 러닝 거리에 따라 등급이 나뉩니다. 처음 시작하면 노란색, 50K를 넘으면 주황색, 250K를 넘으면 초록색이 됩니다. 다음 등급인 파란색이 되기 위해서는 1000K를 지나야 합니다. 다음 등급이 되기 위해 뛰어야 하는 거리가 750K라니, 지난 세 달 동안 뛴 거리의 3배 입니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거리를 보면 망연자실해집니다. 250K를 넘으면 아무래도 계속 달리는 사람이라고 전문가들이 정해준 건지, 1000K도 도달하지 못한다면 러너라고 할 수 없는건지, 초록색 등급의 사람은 모르겠습니다. 이번 달은 얼마 달리지 못했지만 어찌 되었건 저는 이제 초록색 입니다. 주황 보다는 마음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