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모 중에 브레타노마이세스(Brettanomyces)이라는 녀석이 있습니다. 이름이 길어서 보통 브렛(Bret)이라고 부릅니다. 전세계 어디에나 있는 효모인데, 보통 좀 지저분한 곳에 많습니다(머 균들이 다 그렇죠). 그래서 발효하기전 소독이 제대로 안되면 브렛이 발효초기에 작용하여 이상한 냄새를 만들어냅니다. 소위 마굿간 냄새, 빈야드 냄새 같은 야생의 냄새입니다. 그리고 이 냄새는 발효가 끝나도 사라지지 않고 마지막 와인에 그대로 담기게 됩니다. 그래서 와인의 잘못된 향(wine fault라고 합니다) 중에 대표적인 향이 브렛향입니다. 하지만 이 향이 살짝만 있으면 오히려 와인의 복합성에 기여하게 됩니다. 와인 향을 맡았을 때 야생의 냄새가 나는 와인이 있는데, 그 냄새에는 브렛향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도 큽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야생 효모를 사용하면 초기에는 보다 더 다양한 효모들이 작용을 하기 때문에 더욱 복잡한 향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의 정도이죠. 적당하면 복잡한 향이라고 얘기하지만, 심하면 그 와인은 안 팔리고, 매일밤 와이너리 주인의 속을 달래주는 용도로만 사용이 될겁니다.